“검찰은 중금속·농약을 마신 등이 굽은 물고기”…검사출신 이연주 변호사의 북토크

“지금 검찰 조직은 중금속과 농약을 너무 많이 들이 마셔서 등이 굽은 물고기 천지입니다.”

검찰 조직을 향한 한 변호사의 일갈입니다. 그는 1년 가량 검사로 재직하고 미련없이 검찰을 떠났습니다. 18년 후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책으로 밝혔습니다. 전관이라는 탐욕의 이해 관계에 얽매인 검찰, 학연, 지연으로 촘촘하게 얼키고 설킨 2200명 검사들, 개인의 영달에 눈멀고 승진에 목을 매는 검사들의 생리를 적나라하게 폭로합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 너무 뻔뻔한 거예요. 정말 폭삭 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폭삭 망해야 해요.”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는 “검사로 검찰 내부를 경험한 시간은 짧았지만, 오히려 그 덕에 검찰 내부 논리에 침식되지 않고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지니고 이런 책을 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연주 변호사를 소개했습니다. 5년, 10년 이상 검사로 있었다면, 그도 검찰의 강력한 이익 카르텔에 포섭되고 함몰됐을지도 모릅니다.   

왼쪽부터 조연우 뉴스타파함께재단 북토크 기획자, 이연주 변호사,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

12월 2일 수요일 저녁 7시,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 리영희홀에서 네 번째이자 올해 마지막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저자인 전직 검사, 이연주 변호사를 모시고 <죄수와 검사>시리즈를 취재한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가 진행했습니다. 뉴스타파 회원 등 시민 20여 명이 참여했고, 대화는 2시간 가량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북토크: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친일과 망각>

두 번째 북토크: 이소룡(필명) <나도 한때 공범자였다>

세 번째 북토크: 추적단 불꽃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명 남짓 시민들만 초대해 북토크를 진행했는데, 제법 추운 날씨에도 모두 오셔서 함께했습니다. 

검찰 내부에서 말하는 ‘우리 시대 마지막 검사’의 의미는?

이연주 변호사는 검찰 조직이 “어쩌다 이모양 이꼴로 망가지고 부패하게 됐는지, 검사들에게 정의란 무엇인지”를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시대의 마지막 검사’란 별명을 가진 한 부장검사를 언급 했는데요  언뜻 이 호칭만 듣고선 마치 대단히 정의로운 영웅이 아닐까 짐작하기 쉽지만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검찰 내부의 검사들이 생각하는 ‘훌륭한 검사’와 검찰 바깥의 평범한 시민들이 느끼는 ‘훌륭한 사람’과는 전혀 다른 기준이라고 이 변호사는 말했습니다. 

즉 “조직에 충성하고 조직 내 유대 관계만 잘 형성해 놓으면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것이 검찰 조직의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정하고 능력있는 수사로 훌륭한 검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청탁을 받고 뒷돈을 받더라도 좋은 음식, 좋은 술로 선배들을 접대하고 조직 논리에 충성하는 검사가 훌륭한 검사로 칭송받는다”는 말합니다. 그게 검찰 내부에서 통하는 ‘우리 시대 마지막 검사’의 모습이라는 겁니다.   

배당, 조서, 기소단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장난질’

이연주 변호사는 검사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것이 무척 큰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길들여진 특권의식과 비대한 재량권을 등에 업은 검사들이 기소를 향해 달려가며 그 과정에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에서 취재했던 한명숙 총리 사건을 예로 들었는데요. 당시 기소를 위해 막무가내로 달리느라 ‘디테일’에 소홀했던 탓에 1심에서 패소한 검찰이, 2심에선 ‘한만호’라는 죄수를 이용해 ‘디테일한 범죄 일지’를 억지로 채워 넣었다는 겁니다. 심인보 기자는 여러 죄수들을 만나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가 드물지 않아 놀랐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인의 영달 위해 무한 질주하는 검사들’

여기까지 이연주 변호사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8년 전 뉴스타파의 취재가 떠올랐습니다. 2012년 8월 뉴스타파는 유서대필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강기훈 씨를 만났습니다. 그는 겁박과  허위 증거 조작으로 자신을 수사하고 기소했던 검사들(강신욱, 남기춘, 곽상도 등)이 영전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분을 토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 훌륭한 검사들이더만요. 뉴스에서.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거든요. 공명심에 부들부들 떠는 검사들이에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고요. 무리한 수사가 축이고요. 주로 피의자나 참고인 윽박질러 가지고 하는 게 기본 기법이고.” (2012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피해자)

“그 사람들은 국민의 공복이 아닙니다. 공명심과 자기 입신, 이걸 위해서 저를 희생양으로 삼은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상당히 많은 검사들 중에 여전히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검찰 조직을 주도하고 있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이고요.” (2012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피해자)

뉴스타파 24회 – 투병중인 ‘한국의 드레퓌스’ 강기훈 (2012.8.31)

이연주 변호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해 검찰 권한을 분산시키는 제도가 필수라고 말합니다. 또 쉽지 않은 일이지만 검찰 내부의 켜켜이 쌓인 인적 청산도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토크에 오신 분 중에는 이번에 검찰수사관 시험에 합격해 수사관으로 일하게 됐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는 이연주 변호사의 책을 읽으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검찰청에 들어가야 할지, 부당한 지시를 받는다면 어떻게 처신해야 좋을지 고민하게 됐다”며 이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한참 생각하던 이 변호사는 “누구나 저항의 대가를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잃을 것을 감수할 준비가 된 다음 현명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답변했습니다. 

심인보 기자의 ‘재밌게 책 읽는 팁 시트’ 

심인보 기자는 책을 읽어보니 “실명이 소개된 검사들도 있고 익명으로 폭로한 검사들도 있었는데, 익명인 검사들도 구글링으로 조금만 찾아보면 금세 누군지 다 알겠더라”면서 검색으로 찾은 실명 이름을 책에 메모하며 읽었더니 ‘비위검사 백과사전’을 만드는 것 같고 매우 재미있었다”고 남다른 독서법을 추천했습니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백프로 즐기는 독서 팁시트, 책을 읽어보려 하시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겠어요. 이밖에 ‘사시오패스’가 무얼 뜻하는지, ‘벌배당’이 뭘 의미하는지 궁금하다면 책과 함께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저자인 이연주 변호사의 책 사인을 기다리는 심인보 기자

북카페뉴스타파에서는 2021년, 새해에도 매달 한 번 정도, 함께 나누면 좋을 책을 선정해 저자를 모시고 북토크를 하려고 합니다. 북토크 소식은 뉴스타파함께재단 홈페이지와 북카페 SNS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북토크 기획 및 글 : 조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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