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책⑪ 편집이란 ‘0’을 만드는 일… 윤석민 편집감독의 ‘눈 깜박할 사이’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 1층의 북카페뉴스타파에는 뉴스타파 제작진이 기증한 수백 권의 책이 있습니다. 매주 한 권씩 도서를 기증한 제작진을 만나 책 이야기를 듣는 시간, 주간 <기자와 책> 열한 번째, 윤석민 편집감독이 소개하는 ‘눈 깜박할 사이’ (비즈앤비즈, 2010년)입니다.  

Q. 짧은 책 소개 

‘지옥의 묵시록’, ‘대부2, 3’ 등에 참여한 월터 머치 편집감독의 저서이다.

“영화의 좋은 컷은 관객의 눈 깜박임마저 바꾼다”는 저자의 말을 인용해 제목을 ‘눈 깜박할 사이’로 지었다.

Q. 책을 처음 접한 계기

 영상제작은 여러 분야가 있는데 유독 ‘편집’에 관한 저서는 국내에 많지 않다. 워낙 외로운 직업이라 서로 교류도 없다. 가끔 ‘이 길이 맞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면 너무 답답해 뭐라도 찾아보는데, 그러다 찾은 책이다. ‘지적 허영심(?)’도 채워준다! 

편집자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사람의 기록이라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Q. 지금 소개하는 책은 2001년 버전이다. 저자가 95년에 책을 처음 출간하고 불과 5년만에 편집 환경 전반이 바뀌었다며 한 섹션을 완전히 바꿔 낸 개정판이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가 많은가? 특히 어떤 부분에 주목하셨는지?

필름(필름을 손수 자르고 붙이는 방식)에서 선형(테입방식)으로, 또 비선형(디지털방식)에 이르기까지 편집의 기술적 방식은 계속 변화해왔지만, 영화와 편집에 대한 월터 머치의 의견들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책에서 ‘편집의 6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1. 감정  

2. 이야기  

3. 리듬  

4. 눈의 궤적  

5. 화면의 2차원성  

6. 실제의 3차원 공간

순서는 저자가 생각하는 우선순위다.

편집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내 관심은 3번(리듬)이었다. 테크니컬한 호흡, 속도감있는 화려한 컷을 좋아했다. 편집이 유독 돋보이는 영상.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게 다였다.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남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책에서 얘기하는 감정(뉴스타파의 콘텐츠에 대입하자면 ‘의식의 흐름’ 정도라 여겨진다), 즉, 시청자가 느낄 ‘의식의 흐름’에 충실한 구조를 컷으로 만든다. 영상이 길면 길수록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뻔한 말이지만 본질과 가장 맞닿아 있는 요소가 아닐까.

Q. 책에서 영화편집자와 감독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다. 자백, 공범자들, 김복동, 족벌까지 뉴스타파가 제작한 영화 4편의 편집을 맡았는데. 실제 영화 제작에서 감독과 편집자는 어떤 관계인가?

내가 경험한 제작방식은,

감독 또는 작가가 써준 구성안대로 편집할 때도 있고, 촬영감독과 상의해 구성 하나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새로운 이야기를 직접 구성해 영화에 넣기도 했다. 방식은 다양했지만 결국 감독과 모든 걸 상의한다. 

저자가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꿈꾸는 자와 듣는 자의 관계’로 역할은 계속 바뀐다. 한계에 다다르면 서로에게 대안의 미끼를 던져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꿈 치료 기법에는 꿈꾸는 자를 그의 꿈을 들어주는 자와 짝을 짓는 것이 있다. 꿈꾸는 자는 깨어났을 때 가능한 한 빨리 그의 꿈을 들어주는 자를 만나 간밤의 꿈에 대해 검토한다. 거의 기억나는 게 없거나 하나의 희미한 이미지만 있을 수 있다. 대개 그것으로 치료 과정을 시작하기에 충분하다. 그 파편적 이미지에 대해 들은 후 듣는 자가 하는 일은 그것을 바탕으로 상상의 사건을 제시하는 것이다.” (본문 38~39페이지 중)

Q. 저자는 편집이란 수술이고 또 요리와도 같고, 춤과도 같다고 말한다. 윤석민 감독에게 편집이란? 

편집이란 ‘0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뉴스타파의 특성상 순수 취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영상 자료는 항상 부족하다. 취재내용이 +100 이라면 준비해온 영상은 대개 -50, -100부터 시작한다. 쥐어짜야 할 때가 많다. ‘0’이라는 숫자가 그렇게 크고 위대한 숫자인 줄 몰랐다.

100을 만드는 편집도 언젠가…

Q.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

편집자는 촬영현장에 절대 가지 말라는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출자와 촬영자는 현장을 안다.

편집자와 시청자는 현장을 모른다. 

편집자와 시청자는 프레임 안의 이미지만 보고 판단하다.

고로 편집자는 시청자와 가장 가까운 눈을 가진다.”

Q.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편집한다면?

기부: 윤석민 구성: 조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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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도서정보: 네이버 북카페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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