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책⑰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김중배 대기자의 “창의성의 기원”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 1층의 북카페뉴스타파에는 뉴스타파 제작진이 기증한 수백 권의 책이 있습니다. 매주 한 권씩 도서를 기증한 기자를 만나 책 이야기를 듣는 시간, 주간 <기자와 책> 마지막회, 김중배 뉴스타파함께재단 이사장이 소개하는 ‘창의성의 기원’ (2020년, 사이언스북스) 입니다. 

▲’기자와책’ 인터뷰를 위해 북카페에서 만난 김중배 이사장 

Q. 책을 읽게 된 계기 

에드워드 윌슨이란 사람이 쓴 책입니다. 오래전에 나온 <Consilience>라는 책의 저자예요. 우리말로는 최재천 교수가 ‘통섭’이라 번역했죠. 그 책을 통해 알고있던 저자의 책입니다.   

같은 저자가 쓴 <지구의 정복자>란 책도 관심있게 읽었어요. 그것도 굉장히 중요한 책이에요. 우리가 인간을 지구의 정복자라고 하잖아요. 그 책에서는 개미와 인간을 비교하며 분석하는데요, 개미도 인간 만큼이나 엄청난 개체수를 가진 종족이죠. 그러나 그들은 파괴나 지배가 아니라 협력과 공존을 통해서 지구상에 압도적인 종족이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제목에 꼭 ‘정복자’라는 표현을 썼어야 하는가는 좀 의문이 있습니다만)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이라는 게 반드시 ‘이기적 유전자’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개미와 같이 협력, 공존의 본능, 이타심이 있었기에 생존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해요. 그건 종래의 학설을 뒤집는 폭탄발언이었죠.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작가를 주목하고 있어요.    

Q. 책을 기부한 특별한 이유

<창의성의 기원>이란 책은 저자의 학문적 업적을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는 버전이랄까.

앞서 말했던 <지구의 정복자>도 겉보기에는 진화생물학을 얘기하는 것 같지만, 실은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갈 것인가’ 그게 핵심 질문이거든요. 이 책도 그런 식의 지적인 탐색을 나름대로 녹여 낸 게 아닌가 생각해요. 인문학자들이 자연과학의 탐구 결과를 인문학에 녹여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있는 것 같아요. 

이건 내가 자주 하는 얘긴데요, 언론이란 무엇인가. 언론이란 ‘세상물정’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물정이란 또 무엇인가. 인간, 인간과 함께 사는 생명들, 그리고 우주까지를 포괄하는 자연. 이들의 관계 속에서 세상물정이 생긴다고 봅니다.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 이런 식의 새로운 생각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언론인뿐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며 지적 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기부했어요. 

Q. 가장 인상적인 부분

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주창한 게 제3차 계몽운동입니다. ‘계몽’이란 말에는 뉘앙스가 있죠. 누가 누구를 깨우친다. 내가 당신을 계몽한다. 줄곧 그런 식으로 쓰여 왔잖아요. 하지만 자기 스스로를 깨우치는 계몽도 존재할 수 있죠. 이 책에서는 그런 길을 찾으려고 한 것 같아요. 물론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 양반의 학설이나 주장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많고 저 역시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단지 이런 생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인문학, 과학 같은 지적 세계도 원래부터 장벽이 있었던 건 아니잖아요. 전문화를 한다는 명분으로 자꾸 깊이 들어가서 경계를 세우기를 반복해서 그렇죠. 되돌아보면 그리스의 고대 철학자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들은 지구 기원에 대해서도 생각했고, 물론 요즘 같은 과학적 사고는 아니었지만, 포괄적 지식 탐구를 했다고 생각해요. 

자기 분야에만 깊이 들어가는 외골수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거기서 습득한 지적 자원들을 공유하고, 또 다른 학문의 지식도 가져오고 그래야만 세상물정에 대해 더 많이, 더 정확하게,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한 ‘계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함께 읽으면 좋을 책 

<미생물이 플라톤을 만났을 때>라는 책이 있어요. 미생물학자와 플라톤을 연구한 철학자가 합동 강좌를 열고 그 강좌의 결과물을 책으로 낸 거예요. 대단하죠. 그런 시도들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겪고 있죠. 바이러스는 미생물학에서 다루는 문제인데, 그럼 이 팬데믹 현상은 미생물학에만 맡겨야 하는가? 그렇지 않잖아요. 옛날에 있었던 전염병은 이렇게 세계적으로 전파되진 않았어요. 페스트, 스페인독감, 전부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 나타났죠. 

하지만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는 급속도로 전 세계에 퍼졌어요. 이게 가능했던 건 인간의 이동성이 그만큼 확대됐기 때문이잖아요. 인간의 행위 결과인 거죠. 포스트 코로나냐 위드 코로나냐 말들이 많은데 이것은 박테리아 전문가들, 미생물 전문가들만의 문제일 수 없어요. 인문, 정치, 철학, 경제, 사회학 모든 분야가 같이 머리를 맞대야만 해요.  

Q. 마지막 한줄평 

세상만사를 알기 위한 ‘실마리’ 

김중배 대기자는 1957년 한국일보 견습기자로 ‘신문기자’를 시작했다. 동아일보 편집국장이던 1991년, ‘김중배 선언’을 남기고 떠났다.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되는 한 언론에 대한 자본의 압력은 원천적이고 영구적인 것”으로 “자본 권력에 대응하는 것은 언론인 스스로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을 강조했다. 자본권력이 언론통제의 새로운 주체로 등장하는 90년대 초반 언론의 상황을 경고한 ‘역사적 선언’이다. 김중배 대기자는 이후 한겨레신문사 사장, 참여연대 공동대표, MBC 사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인연을 가져 2014년부터 뉴스타파 ‘99%위원장’을 맡았고, 2020년부터는 재단법인 뉴스타파함께센터 초대 이사장으로 있다. ‘BTS 아미’와 ‘뇌과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등 지식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기부: 김중배  구성: 조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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