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탐사보도연수] 민방 ‘대주주 보도’ 추적① 회장님, 우리동네 뉴스지배자

한국 현대사에서 언론은 언제나 개혁을 요구받았습니다. 최근 들어선 거짓과 혐오로 분열을 부추기고, 공익이 아닌 사익을 앞세운 탁류의 극한을 보여줍니다. 올 겨울 뉴스타파와 함께 한 예비 언론인들이 택한 탐사 주제는 언론입니다. 무심코 흘러가는 지역 민영방송 뉴스 뒤에 숨은 '회장님'의 실체를 추적했습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언론인을 꿈꾸는 4명의 청년이 뉴스타파에서 겨울연수를 함께 했습니다. 데이터 저널리즘과 취재 기법으로 벼려낸 탐사보도 연수결과물을 공개합니다. 오늘(4월 5일)부터 <지역 민방 ‘대주주 보도’ 추적: 新족벌의 발견> 시리즈를 세 편으로 나눠 연재합니다.

① 회장님, 우리동네 뉴스의 지배자
② 뉴스 가치: 모기업에 유리한가?
③ 방통위 사무실에 잠든 '대주주 보도' 보고서  

“선배가 돼서 미안하다. 국장이 회장에게 말하겠다고 했다.”

2015년 4월 13일. 어지러운 생각을 일기장에 옮겼다. 황상호 씨는 “잡상인 취급”받고 “굴욕감을 느낀” 이날을 잊을 수 없다. 그는 지역 민영방송사의 기자였다. 지역언론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그해 지자체의 허술한 민간단체 보조금 실태를 파헤쳐 ‘한국민영방송대상’도 받기도 했다.

▲ 뉴스타파 연수생 취재팀이 확인한 2015년 황상호 전 CJB 기자의 일기장

굴욕감을 느낀 그날, 황상호 기자는 “힘쓰되 끓지는 않겠다”고 애써 평정심을 찾으려 했다. “글 잘 쓰는 법”을 고민하고 “주변의 아이러니한 장면을 포착하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결심은 오래 가지 못했다. 

민방에서 취재기자를 한 지 만 6년을 넘길 무렵, 황 기자는 직장을 그만뒀고 언론계를 떠났다. 그가 그만둔 데는 2015년 일기장 첫 줄에 등장하는 “회장”님과 연관이 있다. “회장”은 누구인가. 

6년 후, 2021년 2월. 황 기자의 일기장에 등장한 ‘회장님’이 충북대학교로 향했다. 충북대에서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회장님은 CJB청주방송 이사회 의장인 이두영 두진건설 회장이다. 충북대는 “충북 지역의 대표 기업을 이끌며 모범적 경영과 언론사 운영을 선보였고, 사회 공헌에 기여했다”고 이 회장을 치켜세웠다.  

이두영 회장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 1년 전, CJB의 젊은 PD가 세상을 등졌다. 이재학 PD는 CJB에서 14년 동안 일했다. 정규직처럼 근무했지만, 프리랜서 신분을 벗지 못했다. 비정규직 동료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가 사측으로부터 사직을 강요받았다. 부당해고에 맞서고 ‘CJB의 정규직 노동자’ 지위를 인정받으려 사측과 1년 6개월간 법정 싸움을 벌였다.

패소했다. 법원은 그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1심 판결이 있던 그날은 37번 째 생일이었다. 흐르는 눈물을 참지 않았다. 닷새 뒤 2020년 2월 4일. 이재학 피디는 세상을 떠났다. “억울해,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긴채.

이두영 회장과 CJB는 지금까지 유가족, 시민사회와 체결한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성과 부당해고 사실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가볍게 뒤집은 것이다.  

▲ 출처 : (좌) <(주)두진종합건설 이두영 회장, 학교발전을 위해 2억원 기탁>, 충북대, 2019.9.24 / (우) <이재학 유족 “‘청주방송 합의 방해’ 대주주 이두영 나와라”>, 미디어오늘, 2020.12.04

이재학 PD는 세상에 없지만 ‘회장님’은 건재하다. 이재학 PD 사망 두 달 뒤인 지난해 4월, 이두영 회장은 충북경제단체협의회장에 올랐다. 올해 2월에는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연임했다. 이 회장은 여전히 잘 산다. 명망 높은 기업인이자 성공한 방송사 사주로서.  

방송은 운영주체에 따라 국영방송, 공영방송, 민영방송(민방)으로 나뉜다. 세 영역 모두 공익에 복무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에 이바지해야 한다. 적어도 언론학 교과서엔 그렇게 써 있다. 그런데 국영은 물론 공영방송도 정권에 충성하고,  지역 민방도 공공의 이익보다는 사주의 이익에 더 충실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뉴스타파 탐사저널리즘 2021 겨울 연수생 취재팀>은 CJB청주방송과 마찬가지로 서울방송(SBS)과 제휴를 맺는 지역 민영방송 9개사를 취재했다. 지역 사회의 강력한 지배자로 군림하는 ‘민방 회장들’이 자사 방송을 어떻게 사유화하고 있는지 추적했다. 수 년 간 이뤄진 그들의 보도행위를 분석했다.

‘지역 민방은 누가 지배하는가’… 대주주 분석 

뉴스타파 겨울연수생 취재팀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각 민방의 감사보고서를 확보해 대주주를 확인했다. 민방 9곳 중 7곳의 대주주가 지역 토착 기업이다. 민방 9개 사의 대주주는 적게는 16%, 많게는 40%까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CJB 청주방송은 두진, KBC 광주방송은 호반건설, G1 강원방송은 SG건설, TJB 대전방송은 우성사료, KNN 부산방송은 넥센이 대주주다. 티비씨(TBC, 구 대구방송)는 귀뚜라미홀딩스가 대주주로 본점은 경북 청도군에 있다. JIBS 제주방송의 대주주인 한주홀딩스코리아는 제주도를 기반으로 사업을 한다. 

▲지역 민영방송사의 주주 지분 구성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 민영방송사 2019년도 감사보고서)

8개 지역 민방, ‘대주주 관련 보도’ 5년간 489건 확인 

연수생 취재팀은 제주방송을 제외한 8개 사 홈페이지, 포털 네이버뉴스를 통해 최근 5년간 각 민방의 ‘대주주 관련 보도(리포트)’를 수집했다. 겨울 연수동안 배운 데이터 수집 기법을 활용했다. 모두 489건이 나왔다. 

KNN 부산방송이 149건으로 가장 많았고 G1 강원방송 125건, KBC 광주방송 85건, CJB 청주방송 58건, JTV 전주방송 45건, TJB 대전방송 11건, TBC 대구방송 9건, UBC 울산방송 7건 순이었다. (조사방법과 한계, 특히 제주방송이 제외된 이유 등에 대해서는 기사 하단 참고)

수집한 489건을 3가지 유형으로 다시 분류했다. 지역경제 단체장 취임과 학위 수여 등 대주주 개인의 동정을 다룬 ‘인물보도’, 대주주 모기업의 주총 등 기업 활동을 전하는 ‘기업보도’, 그리고 대주주의 장학사업, 기부, 선행 등 미담을 담은 ‘사회공헌(활동) 보도’ 등이다.  

▲최근 5년간 지역 민방 ‘최대주주 관련 보도’ 유형별 집계 (자료: 뉴스타파 연수생 취재팀)

언론사 사주 개인을 조명한 ‘인물보도’ 를 기준으로 G1이 99건을 보도했다. ▲KNN 91건 ▲CJB 50건 ▲KBC 23건 ▲TBC 3건 ▲UBC 3건 ▲JTV 1건이다. CJB의 경우, ‘인물보도’의 비중이 다른 민방보다 높게 나타났다. 총 58건의 대주주 관련 보도 가운데 ‘인물 보도’ 유형은 50건으로 86%를 넘었다.

대주주인 모기업의 소식을 전하는 ‘기업보도’의 경우, 1등은 131건을 보도한 KNN이다. 2위를 차지한 KBC(71건)의 약 두배에 이른다. ▲JTV 45건 ▲G1 43건 ▲CJB 12건 ▲TJB 11건 ▲TBC 8건 ▲UBC 7건 순이다. 모기업의 주주총회, 생산활동, 산업개발 등 기업 소식부터 계열사 홍보, 대주주 기업의 관급사업 수주까지 다양했다.

사주와 그 일가의 봉사활동이나 장학사업 등의 소식은 ‘사회공헌 보도’로 분류했는데, KNN이 53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G1 35건 ▲KBC 23건 ▲CJB 10건 ▲TJB 6건 ▲TBC 4건 ▲UBC 3건 ▲JTV 1건 등이다. 

비결 1.  회장님은 지역의 ‘파워맨’…”방송에 담아라”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과 더불어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대한상공회의소다. 전국 18만 회원사를 거느리고 있다. 민방의 사주들도 지역 상공회의소 수장 자리를 대거 꿰차고 있다.

KBC 광주방송의 김상열 회장은 2011년 KBC를 인수했다. 이후 2015년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에 올랐고 2018년 3월까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직을 맡았다. G1 강원방송의 조창진 회장은 2018년 원주시상공회의소 회장, 강원도 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에 연이어 취임했다. CJB 청주방송 이두영 회장은 2018년부터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지역 민방 대주주(사주)들이 자사 보도영상에 등장하고 있다. (출처: 각 민영방송사)
▲지역 민방 대주주들의 모습은 각 민방의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출처: 각 민영방송사)

인물보도 건수 1위(99건)인 G1을 보자. G1 조창진 회장의 직함은 화려하다. 2018년 강원도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에 오른데 이어, 강원경찰장학회 이사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원도 부의장 등이다. 이런 직책을 바탕으로 조 회장의 활동은 그가 지배하는 G1의 보도에 잘 드러난다.

2020년 3월 27일. G1이 보도한 <화훼농가 돕기 ‘꽃다발 릴레이’ 확산> 기사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화훼농가를 돕기위해 지인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는 미담 보도다. 영상에 조 회장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온다. 조 회장은 강원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다시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과 이재수 춘천시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장면이 연이어 클로즈업한다.

▲출처: <화훼농가 돕기 ‘꽃다발 릴레이’ 확산>, G1, 2020.3.27 

2021년 1월 8일. G1의 <착한 선결제 캠페인 도내 곳곳으로 확산> 보도에도 조 회장이 나온다. 조 회장은 최문순 강원지사 곁에 나란히 선 모습을 담는다. 강원도상공회의소협의회장 신분으로의 행사 참석이다. 강원 민방 G1 회장으로 취임하고 유력인사로 발돋움한 조창진 회장의 행보는 그가 지배하는 민방에서 꾸준히 중계된다.  

▲조창진 G1 회장(우)이 G1 보도 안에서 최문순 강원지사와 나란히 서있다. (출처: G1, 2021.1.8)

부산의 민방, KNN으로 채널을 돌려 보자. 부산상의 회장을 역임했던 강병중 KNN 회장은 경남·부산 경제계의 원로 인사다. 강 회장의 행보 역시 KNN의 주요 기사거리다.

2019년 6월 27일.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이 지역 경제계를 만났다. 강 회장도 참석했다. KNN 뉴스는 강 회장을 전 부산상의 회장으로 소개하며 클로즈업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 회장을 포함한 지역 인사들은 오 시장에게 가덕도 신공항 추진, 유료 통행료 인하 등을 조언했다고 한다.

▲<오거돈 부산시장, 지역원로 만나> 보도 갈무리. 강병중 회장 발언 장면(우측)이 KNN 뉴스에 나오고 있다. (출처: KNN, 2019.6.27)

청주의 민방, CJB의 이두영 회장은 청주상공회의소장을 맡고 있다. CJB 뉴스도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모습을 뒤쫓느라 바빴다. 

CJB의 2019년 5월 15일 <“지원 늘려야”.. “기업 경청”> 보도가 대표적이다. 청주상공회의소가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청주로 초청해 세무 개선을 건의한 내용이다. 흔한 관급기사다. 여기에 이두영 회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회장은 청주상의 회장 자격으로 이동신 대전국세청장에게 “기업 친화적인 세무 행정”을 요청한다. 이 회장이 청주시장, 충북농협본부장, 대한상의 회장 등 지역 유지들과 만나는 장면도 CJB 뉴스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CJB 뉴스는 대주주 이두영 회장의 지역 행보를 꾸준히 뉴스화하고 있다. (출처: CJB)

충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을 맡은 이두영 회장은 2019년 10월 24일 CJB미디어센터에서 기업인의 날 행사를 주최한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기업인 53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충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 자격으로 기업인들의 과감한 투자를 독려하는 축사를 했고 CJB는 그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CJB의 <“기업인 氣 살리자”> 보도에서 이두영 회장이 충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 직함으로 등장했다. (출처: CJB, 2019.10.24)

KBC 광주방송을 지배하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도 지역행사에 나올때마다 KBC는 주요 뉴스로 부지런히 알렸다. KBC는 김상열 회장이 광주상의 회장일 때 주최한 신년 인사회 소식을 2017년과 2018년 연두에 잇따라 보도한 게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2017년 4월 광주상의 회장 자격으로 당시 김희철 광주지방국세청장과 세정 간담회에 나란히 앉았다. 김 회장이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세정 지원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KBC는 40초 분량의 영상 단신으로 보도했다.

▲(좌상) KBC의 광주상의 신년 인사회 보도 속에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 KBC)

김상열 회장의 다양한 이력도 KBC 보도에서 빠지지 않는다. 2017년 3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KLPGA 수장에 취임>, 2018년 4월 <김상열 공동모금회 회장 퇴임..,사회적 책임 다 할 것>, 2020년 1월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대한민국을 빛낸 호남인상’ 수상>, 2020년 11월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전남대 명예 박사학위 받아> 등이 대표적이다.

비결 2. 회장님의 기부·봉사, 미담으로 알려라

KNN은 강병중 회장이 이사장인 넥센월석문화재단의 소식을 자세히 전한다. 재단의 쌀 나눔, 장학금 전달 행사 등 지난 5년간 관련 보도가 32건에 이른다. 이밖에 월석부산선도장학회와 KNN문화재단 보도가 각각 5건, 2건이다. 영상에는 강 회장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등장한다.

▲출처: KNN 보도에 등장한 강병중 회장 

이와 관련해 KNN은 연수생 취재팀에게 보낸 답변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넥센 외에도 화승그룹, 골든블루, 세정나눔재단, 농협, 창원 한마음병원, 시민장례식장 나눔봉사단, 경남스틸, 부산은행, 경남은행, 두산중공업, 롯데자이언츠 등의 기부행위도 집중적으로 보도했고, 그 결과 지역사회에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해왔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KNN 측은 지난 5년간 모두 11개 기관의 기부 소식을 159건 보도했다고 밝혔다. 즉 강 회장만 보도한 게 아니라 다양한 기관을 골고루 방송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 KNN이 보도했다는 11개 기관의 방송 횟수를 따져보니, 1개 기관 당 평균 14건 정도다. 강 회장이 이사장인 넥센월석문화재단 관련 보도 건수(32건)과 비교할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CJB가 이두영 회장과 관련된 사회공헌 활동 소식을 2~3차례에 걸쳐 반복 보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CJB)

CJB 최대주주인 이두영 두진건설 회장의 ‘사회 공헌 활동’과 관련해 CJB 보도는 2019~2020년 2년 동안 총 9건으로 CJB 홈페이지에서 확인된다. 2019년 9월. CJB는 이 회장이 충북대에 발전후원금 2억원을 기탁했다는 소식을 이틀에 걸쳐 3차례 반복 보도했다.

이두영 회장은 2019년 10월에도 이틀간 3번에 걸쳐 CJB 뉴스에 나온다. 청주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충북인재양성재단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모습이 크게 전파를 탔다. “상공회의소의 회원 기업과 동우회원들이 인재 양성에 보탬이 되고자 뜻을 모았다”는 이 회장 발언도 비중있게 나갔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KBC 보도 영상 안에서 장학금,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출처: KBC)

KBC의 김상열 회장 사회 활동 보도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총 6건 확인했다. 김 회장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장학금을 전달했다고 3차례 보도했고,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으로 2억 원을 기탁하고 임기를 마친 뒤 퇴임했다는 보도를 두번 반복해 내보냈다. 

이때 KBC 뉴스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직에서) 퇴임하더라도 이웃 돕기 등 사회적 책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김 회장의 발언을 특별히 전했다. 김 회장이 지배하는 호반그룹이 전남대 디지털도서관 건립을 위해 5억 원을 전달했다는 소식도 KBC 뉴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KBS와 MBC에서는 ‘핫(hot)’하지 않은 민방 ‘회장님’ 

뉴스타파 연수생 취재팀은 KBS와 MBC 등 다른 방송사에서의 민방 대주주 관련 기사를 함께 조사했다. 다른 방송사는 민방 사주들의 사회 활동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편적인 ‘뉴스 가치’로 인정하고 있는지 비교한 것이다.

조사 결과, KBS와 MBC 등 지역 공영방송은 지역 민방 대주주의 동정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민방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사주의 검찰 조사 등 ‘비판적 보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출처: 뉴스타파 연수생 취재팀, 각 민영방송사·KBS·MBC 홈페이지

예를 들어보자. 2016~2020년, 5년 간 G1은 대주주인 조창진 회장의 관련 보도를 모두 99건 내보냈다. 조 회장의 지역행사 참석 등 ‘긍정적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같은 기간, KBS춘천총국과 춘천MBC에서 조 회장 관련 동정을 보도한 사례는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비결 3. 사주가 되면 뉴스 가치가 확 달라져요  

취재팀은 조창진 회장이 G1의 최대주주와 회장이 되기 전과 후의 보도량을 비교했다.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전후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사주가 되기 전인 2016년 5월 9일부터 2017년 3월 21일까지 조창진 회장의 G1 보도는 8건에 그쳤다. 반면, 조창진 회장이 취임한 후 G1 뉴스는 확연히 바뀐다. 빈번하게 등장한다.

조 회장 취임 첫해인 2017년. G1의 조 회장 관련 보도는 26건으로 크게 늘었다. G1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기사를 기준으로 ▲2018년 28건 ▲2019년 19건 ▲2020년 18건 ▲2021년 1월 한 달 동안은 4건이다. 조 회장 개인 행적을 다룬 긍정적 보도였다.

조창진 회장이 G1의 지배자로 등장하고부터 G1에서 조 회장의 뉴스 가치와 영향력도 덩달아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적어도 G1에서는 그랬다. KBS춘천총국이나 춘천MBC는 변함없이 조 회장 관련 보도가 0건이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비결 4. 다양한 직함으로 회장님을 알려라 

문제는 뉴스 화면에서 조창진 회장을 자주 보면서도, 정작 그가 G1의 사주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G1이 조 회장을 방송 사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언급된 G1 보도 99건 중 42건이 그러한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원도 부의장(13건) ▲강원경찰장학회 이사장(10건) ▲원주시상공회의소 회장(8건) ▲강원도상공회의소협의회장(7건) ▲횡성인재육성장학회 이사장(4건)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 시청자들에게 조 회장은 G1의 지배주주가 아닌 지역사회의 명망가 또는 유력 인사로 비춰지는 것이다. 결국, 다양한 직함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방송의 사유화’의 심각성은 희석시키는 마법을 부리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다른 민방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최근 5년 동안 KNN 부산방송은 대주주인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 그의 아들인 KNN 강호찬 회장을 모두 91건 보도했다. 강 회장 부자를 긍정적으로 다룬 뉴스 일색이었다. 같은 기간 KBS부산총국과 부산MBC에선 이런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보도 91건 중 강병중 회장 관련 KNN보도는 82건인데, 강 회장은 다양한 직함으로 소개한다. 넥센월석문화재단 이사장 32건, 넥센(타이어) 회장 29건이다. 또 월석부산선도장학회 이사장이 5건, 전 부산상의 회장 직함이 표기된 보도가 3건이었다. 반면 강 회장이 KNN의 사주임을 알 수 있는 직함으로 보도한 경우는 13건에 그쳤다. (KNN 회장 8건, KNN 회장 겸 넥센(타이어) 회장 3건, KNN문화재단 이사장 2건)

CJB 청주방송의 대주주인 두진건설 이두영 회장이 최근 5년간 CJB를 포함 지역 방송 3사에 보도된 건수는 57건이다. 이 중 CJB 보도가 50건(87%)으로 가장 많았다. 모두 ‘긍정적 보도’였다. CJB 보도 50건 중 6건은 CJB 자체 행사에 참석한 이 회장의 모습과 발언을 실었다. 

CJB 보도에서 이 회장도 여러 단체의 수장으로 등장한다. ▲청주상공회의소장 26건 ▲충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 12건 ▲충북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장 3건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범도민협의회 위원장 2건 ▲충북경제단체협의회장 1건이다. 

같은 기간, MBC충북과 KBS청주총국의 기사 목록에서 ‘이두영’을 검색한 결과, 모두 6건이 나왔다. 이 중 5건은 ‘고 이재학 PD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을 책임자로 언급한 보도였다.

▲(좌) <청주방송 의장, 故이재학 PD 대책위에 손해배상>, MBC충북, 2020.6.16 / (우) <PD 사망 대책위 “CJB, 소송으로 진상 공개 방해”>, KBS청주, 2020.6.17

최근 5년 동안 광주,전남지역 3개 방송이 KBC 광주방송의 대주주인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을 다룬 보도는 모두 35건이다. KBC 보도가 23건(66%)으로 많았다. 모두 김 회장을 긍정적으로 다뤘다.

KBC는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호반장학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모습과 명예 박사학위 취득, 각종 수상 소식 등을 보도했다. 반면 광주MBC도 김상열 회장 관련 소식을 5건 취급했는데, 광주상의와 지역 경제 현안을 다룬 단신 보도였다.

공영방송 KBS는 어땠을까. KBS광주총국은 같은 기간, 김상열 회장을 7건 보도했다. 이 중 6건은 광주 민간공원 특례사업 비리에 연루된 소식이었다. 김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2020.1.3), 호반건설이 광주시로부터 부당한 특혜를 받았다는 검찰수사 내용(2020.1.8) 이다. 

반면, 검찰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 보도가 나온 이튿날. KBC는 사주인 김 회장과 관련, 전혀 다른 소식을 생뚱맞게 보도했다.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대한민국을 빛낸 호남인상’ 수상>이 그것이다. 한 쪽에선 비리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로, 또 한 쪽에선 미담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다. 

▲2020년 1월 KBS광주는 호반건설과 김상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잇따라 보도한 반면, 같은 시기 KBC는 김상열 회장의 수상 소식(가장 우측)을 보도했다. (출처: KBS광주 / KBC)

‘대주주 보도’의 공익성?, 복잡한 속내와 합리화의 시선

그렇다면, 민방 스스로는 자사 대주주 관련 보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연수생 취재팀은 9개 민영방송사에 질의서를 보냈다. 대주주 관련해 보도를 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이같은 보도행위가 적절한지 등을 물었다. TJB 대전방송 한 곳을 빼고 8개 민방이 답변서를 보내왔다. 

광주와 부산, 울산, 청주 민방 4곳은 공익성과 지역주민의 알권리 보장, 지역 경제 현안의 관점에서 대주주 관련 보도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KBC는 “지역 사회 발전의 관점에서 공익성이 있거나 지역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보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NN은 “지역 경제계 동향이나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다룬 것”이고 “오히려 보도량을 보면 KNN보다 (대주주에 관한 보도가) 타 언론사에서 보도량이 더 많기 때문에 충분히 보도할만한 사안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KNN 측이 내세운 ‘타 언론사에서의 보도량’의 타 언론사는 방송사가 아닌 신문사를 예로 들었다.

UBC는 모기업의 사회활동 보도와 관련 “지역 활성화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기여 주체와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당사의 보도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CJB는 “대주주 관련 리포트가 아니라 청주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참여해야 하는 지역 경제현안과 관련한 보도”라고 해명했다. 

반면, 자사 대주주 관련 소식이 사실상 방송보도와 편집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한 민방도 있었다. G1은 취재팀에 보낸 답변에서 “(보도상 대주주의) 노출 빈도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G1 측은 “캠페인의 경우 행사를 주관하는 측에서 대주주의 참여를 통해 언론 노출과 홍보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민방, 자성과 함께 제도 개선 약속하기도 

자성을 담은 답변도 있었다. 일부 민방은 제도적 보완과 소유·경영과 보도의 독립성 원칙을 약속했다. TBC는 “앞으로도 대주주 관련 내용은 보다 엄격한 가치 판단과 게이트키핑 과정을 거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BC는 지난 2019년 방송 재허가 이후 대주주 관련 보도를 1건도 하지 않았다.

JIBS 제주방송은 “대주주 관계사와 관련된 경우, 공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뉴스 보도는 최대한 신중히 결정할 것이고, 공정방송위원회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소유와 경영, 보도가 철저히 분리되는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JTV 전주방송은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결정의 보장을 위해 “금년 내로 회사와 노조 동수의 공정방송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회장 사모’까지 미담방송으로 냈다.   

취재팀은 수소문끝에 황상호 기자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2010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CJB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데, 취재팀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CJB 내부 직원으로서 경험하고 목격한 것을 바탕으로 취재보도 시스템의 관행과 문제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황 기자는 대주주가 방송 뉴스에 등장하려는 이유를 “원초적인 자기 과시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주방송 연말행사를 다루면 대주주 얼굴이 꼭 들어가야 한다. 부활절에는 대주주가 다니는 교회가 (방송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황 기자를 포함한 CJB 취재진들은 대주주 일가의 동정 취재에 나설 때마다 ‘잡상인 취급’을 받고 ‘굴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촬영기자들이 되게 굴욕적인 걸 느껴서 서로 (촬영 담당을) 안 하려고 (했어요.) 누가 ‘총대 메고 갔다 올게’ 하고 가는 식이었다. (청주방송 주최 골프대회 보도에서는) 이 회장의 사모(부인)가 방송 카메라에 가까이 안 잡혔다. 그러면서 호통을 쳤다.

– 황상호 전 CJB 기자 

▲<CJB 아마추어 골프대회 ‘성황’> 보도 (출처: CJB, 2019.5.27)

황 기자의 말대로 대주주 이두영 회장뿐 아니라 그의 부인까지 CJB 보도에 등장했다. 2019년 5월 10일 <이웃을 위한 배려 ‘봄 김장’> 보도 영상 속 중년 여성에 주목하자. 두진건설의 대표이사 곽희순 씨, 이 회장의 부인이다.

전형적인 미담 보도인데, 곽 씨의 다음과 같은 인터뷰가 나온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적십자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작년 가을 김장에 이어 올 봄 김장도 적십자 회원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요.” CJB는 곽 씨가 대한적십자사의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에 가입했다는 소식도 친절하게 영상 리포트로 전했다.

▲(좌) CJB 이두영 회장의 부인이 CJB 보도 속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CJB, 2019.5.10)
▲(좌) CJB 이두영 회장의 부인이 CJB 보도 속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CJB, 2018.1.19)

회장님을 위한 취재, 회장님을 위한 취재 포기

때론 어처구니 없는 지시도 있었다고 황 기자는 밝혔다. 이두영 회장의 ‘경쟁자’를 조사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였는데,  황 기자는 직접 겪었다고 말했다. “이두영 회장이 지역 중소기업 협회장에 당선되고 싶어하는데 가장 유력한 (경쟁)후보의 뒷조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보도국 간부가 나를 붙잡고 그 후보의 도박 현장을 취재하러 가자고 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보도국장 위에는 ‘회장님’이 있었다고 했다. 황 기자는 “보도 아이템을 정하면 보도국장이 아이템을 갖고 이두영 회장을 만나러 간다”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보도국장은 회장님의 눈치를 봤다고 했다. CJB는 대주주 두진과 이두영 회장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되고 흠이 될 만한 보도는 알아서 막았다고 했다. 

(이두영 회장과 관련된) 사안이 있으면 회의 끝나고 보도국장이 ‘회장이 화났다더라’며 황급히 사안을 처리한다. 보도국장에게 편집의 최종 권한이 없다는 것이 방송국 내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사건 용의자가 경찰을 피해 두진건설이 지은 아파트로 도망갔다가 추락한 사고가 있었는데, 모기업 아파트에서 사고가 났으니 취재를 못 하게 했다. MBC, KBS에서도 보도하지 않도록 간부들이 전화하고 그랬다.

– 황상호 전 CJB 기자

CJB 기자들은 나중에는 각자 ‘알아서’ 기었다고 한다. 이 회장 측의 명시적인 지시가 없더라도 취재하고 보도하는 분위기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청주방송 조직원들은 개인으로 힘이 있거나 그런 사람들은 없다. 정의를 추구해봤자 안 된다는 체념도 있고 부드럽게 넘어가자는 분위기”라고 사내 보도국을 설명했다. ‘자포 자기’가 일상화된 것이다. 황 기자의 기억에 남아 있는 CJB의 단상은 이런 것이었다.

이같은 황 기자의 경험과 증언을 사측은 인정하지 않았다. CJB는 “청주방송 보도국은 매일 취재기자들이 발제한 아이템을 토대로 팀장의 주도로 회의를 진행한다”며 “경영진은 물론 보도국장조차도 취재기자들의 아이템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주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내용을 보도하지 않도록 사내 기자나 타 방송국에 요구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대주주 보도 창구’ 민방, 공공성이 무너진다

방송법 제1조는 공영과 민영에 구분 없이, 방송의 공적 책임을 강조한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제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는 “대주주의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논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지역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극심할 경우 민방이 도리어 지역사회의 여론을 왜곡하고 분탕질할 수 있어 사회적 흉기로 다가 올 개연성마저 있다”고 경고했다.

최우정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헌법 전공)는 “사회적 희소자원의 운용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대가의 반대급부로서 공적 책무가 기본적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송의 경우 시장에서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완전경쟁체제인 신문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대주주라 할지라도 방송을 사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역 민방 보도는 단지 ‘회장님’들의 사회적 인지도와 영향력, 명예를 높이기 위해서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뉴스타파 연수생 취재팀은 ‘대주주 모기업’들의 이익을 위한 비틀린 민방 보도 실태를 다음 편에서 계속 추적 보도한다. 


데이터 저널리즘 기법 이용해, 이렇게 조사하고 수집했어요. 

2021년 뉴스타파 겨울 연수생 4명은 지역 민방 9개사 보도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상은 최근 5년 간, 2016년 1월 20일부터 2021년 1월 19일까지 대주주(개인)과 대주주(법인)에 관한 보도였죠. 대주주 개인의 이름과 법인명 각각 9개 키워드를 각 방송사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는 방식으로 했는데요. 비교 대상인 지역 KBS와 MBC 보도도 같은 방법으로 수집했습니다. 

그런데, 각 방송사 홈페이지의 검색 및 아카이브 기능이 천차만별이더군요. 자칫 검색 결과에서 놓치는 보도가 생길 수도 있었어요. 그래서 포털사이트 네이버뉴스에서도 같은 키워드로 이중 검색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또한 민방 대주주의 대표적인 관계사, 계열사와 관련된 보도도 수집에서 빠지면 안되겠죠. 예컨대 G1의 대주주 관계사 ‘SG건설’을 키워드로 검색할 때는 ‘SG’도 함께 검색해서 확인했어요.

이 때문에 조사가 더디고 힘들었답니다. KNN을 조사할 때는 취재팀의 고민이 깊었습니다. KNN이 공시한 지분율로 볼 때 강호찬 씨를 대주주로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강호찬 씨의 아버지인 강병중 회장도 빼면 안되었어요. KNN과 넥센 회장을 겸임하고 있기에, 예외적으로 두 명을 검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보도 건수인데요. 가령 하나의 기사에 대주주 이름과 법인 이름이 둘 다 중복된 경우가 많았어요. 이 경우 보도건수 집계에서 2건이 아닌 1건으로 처리했습니다. 다시 말해 대주주 관련 보도 건수를 중복해서 집계하지 않았다는 뜻이죠. 단, 같은 내용의 대주주 관련 기사를 같은 날 아침, 점심, 저녁에 반복 보도하거나, 이틀에 걸쳐 보도한 경우는 예외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보도가 2번 이상 반복 보도된 경우, 보도 횟수를 기준으로 중복해 집계했어요. 

조사의 한계도 있었습니다. ‘전수 조사’ 말처럼 힘들고, ‘데이터 저널리즘’, 참 어렵더군요. 저희는 ‘과거 5년치 보도’를 전수 조사하기로 마음 먹었는데요. 그런데 각 방송사의 아카이빙이 제대로 안 된 경우가 많았어요. CJB는 홈페이지에서 검색 당일을 기준으로 역산해서 과거 2년 치만 열람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2016~2018년 3년치 CJB 보도는 수집할 수 없었습니다. KBS 지역총국 기사도 홈페이지에서 2018년 이전 기사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JIBS의 경우, 아예 모든 기사 제목과 본문마다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의 이름을 저작권자로 밝히고 있더군요. 대주주의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기사를 검색, 수집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불가피하게 JIBS는 대주주 기사 수집·분석 대상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JIBS를 봐주려고 뺀 게 아니랍니다. 또한 JIBS가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뜻도 아닙니다. JIBS는 대주주인 한주홀딩스를 홍보해 2019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취재박인규 이자인 장한서 황다예 (뉴스타파 2021년 겨울연수생)
취재 도움홍우람
데이터 도움최윤원
연수 진행장광연
데스크박중석
웹출판허현재
디자인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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