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4일 일요일 오후, 전갑생 성공회대 연구교수와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최윤원 기자가 제주로 갔습니다. 도서출판 뉴스타파에서 정전협정 71년을 맞아 펴낸 책 <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삐라 심리전> 북토크를 하기 위해섭니다. 제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35명의 제주 시민과 세 저자가 만났습니다.
도서출판 뉴스타파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가 장기간 탐사취재한 결과물을 책으로 출판하는데, <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삐라 심리전>이 그중 하나입니다. 뉴스타파 해외사료수집팀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수년간 수집한 한국전쟁기와 전후 삐라, 표어, 포스터 등 7400여 점 중에서 선별한 자료를 수록한 책입니다.
또 이 책에 한국전쟁 당시 제주 유격대 관련 삐라를 처음으로 발굴해 공개했습니다. 의미 있는 장소인 제주에서 제주도민 회원님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눠보려 출간 첫 북토크를 제주로 정했습니다.
김용진 대표는 한국전쟁 때 남한과 북한에 살포된 삐라가 제주도 전체 면적을 스무 번은 뒤덮을 정도의 양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교하게 상대의 심리를 조종하는 내용의 삐라가 어마어마한 양으로 우리를 덮쳤다는 말입니다.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그에 대응하는 북한의 오물풍선 등 최근까지도 삐라 심리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기껏해야 전단지 정도에 왜 북한은 이렇게 과격하게 반응하고 중대한 도발이라 여기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수록한 한국전쟁 때 미군이 북한군과 북한 주민을 타깃으로 뿌린 수많은 삐라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납득하게 됩니다.
전갑생 교수는 상대를 인간이 아니라 야수나 짐승으로 묘사하고, 처참한 시신 사진을 그대로 넣는 등 증오와 폭력을 삐라를 만드는 도구로 사용했다며, 실제로 그런 삐라에 동화돼 투항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전쟁이 멈춘 후에도 삐라 심리전은 멈추지 않고, 공책 등 물품이나 선정적인 연예인 사진을 넣어 살포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지속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 육군 심리전 책임자 로버트 맥클루어 준장이 “심리전은 적의 육체가 아니라 적의 정신과 싸우는 전쟁” 이라 말했다고 합니다. 전쟁 당시는 상대를 쉽게 죽여도 되는 존재로 세뇌하는 도구로 삐라를 사용했고, 전후에는 북한 사람을 같은 민족이 아니라 털 달린 도깨비, 뿔 달린 짐승이라 세뇌하는 데 이용했습니다. 이제 그 고리를 끊을 때입니다. 세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세뇌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저자인 최윤원 기자는 뉴스타파 해외사료수집팀이 수년간 공들여 수집한 대량의 희귀 자료들을 우리만 소유하고 쓸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보고 생각하는 게 의미 있다고 판단해 이 책을 내게 됐다고 했습니다. 저자들이 책을 만든 의도대로 <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삐라 심리전>이 증오와 혐오의 기원을 찾고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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