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N] 일본 언론이 본 영화 <압수수색>② 가나가와신문 “보도사명은 권력감시”

올해 개봉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을 기록한 작품 중 하나인 뉴스타파필름의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이 일본에서도 개봉해 현지 관객과 언론의 관심을 꾸준하게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일본에서 <비상계엄전야(非常戒嚴前夜)>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이 영화는 현재 일본 주요 도시 7개 극장에서 상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본 배급사 ‘아기’는 현재까지 5천 명 넘는 일본 시민이 극장에서 <비상계엄전야>를 관람했고 관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같은 흥행 호조에는 일본 언론의 뜨거운 관심도 한몫을 했습니다.   뉴스타파함께재단의 영화 제작 파트 ‘뉴스타파필름’은 내란 1년을 맞아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을 유튜브 채널에 온라인으로 한시 무료 개봉하는 한편, 이 영화를 소개하는 일본 주요 언론의 특집 기사를 발췌 번역해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이번은 가나가와현의 유력지 가나가와 신문 편입니다. 

<비상계엄전야> 요코하마에서 상영… 보도 사명은 “권력감시”

가나가와신문 카시와오 안키코 기자

2025.9.24.

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을 ‘반국가세력’이라 부르며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힘으로 제압하려는 형세는, 그전에도 비판 언론 탄압이라는 형태로 드러났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를 향한 윤 정권의 공격과 기자들의 저항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계엄전야>를 27일부터 시네마 잭&베티에서 상영한다. 탄압당한 당사자이기도 한 김용진 감독(62세)은 힘주어 말한다. “저널리스트의 사명은 권력 감시다. 탄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작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시민 200만 명이 시위를 벌여 대통령 탄핵을 실현했다. 올해 6월에 정권 교체가 일어나, 이재명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러나 윤 정권이 언론을 탄압한 사실은 일본에 보도되지 않았다. 다수의 한국 보도기관 소속 기자 10인 이상이 검찰 수사를 받았고, 그중 한 명은 자살로 내몰렸다. 지금도 기소된 기자들은 재판을 받고 있다. 

뉴스타파도 탄압의 표적이 됐다. 뉴스타파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 개입으로 공영방송에서 부당하게 해임되거나 사직한 저널리스트를 중심으로 2013년에 설립한 탐사보도 전문 독립언론이다. 기업 광고에 기대지 않고, 시민 6만 명의 후원으로 운영한다. 김용진진 감독은 공영방송국 KBS 탐사보도팀장 등을 역임했고, 뉴스타파파 설립부터 2025년 2월까지 뉴스타파 대표를 맡았다. 지금은 다시 기자로 복귀했다. 

뉴스타파는 2019년부터 윤석열의 부정을 추적해왔다. 검찰총장 후보였던 윤 씨의 거짓을 폭로하고, 검찰 특별활동비 등 공개 행정소송을 하고, 그의 부인인 김건희 주가조작을 보도하고, 검사 시절에 은행 부정 대출 사건 용의자를 봐줬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3년 9월 14일 뉴스타파 본부와 기자 2명 집을 압수수색했다. 윤 정권이 탄생한 2022년 대통령선거 때 윤석열에게 불리한 가짜뉴스를 전파했다는 게 이유다. 이 영화는 자신들이 받은 탄압을 향해 카메라를 비추고, 탐사보도와 법정 싸움으로 윤 정권에 대항한 기자들의 기록이다. 

더욱 폭력적으로

윤석열의 친정인 검찰이 뉴스타파를 수사한 죄명은 “명예훼손”이다. 원래 한국에서 명예훼손 수사권은 경찰에게 있다. “검찰이 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닌데, 검찰은 다른 수사에서 파생된 사건이니 수사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라고 김 감독이 말했다. 강압적인 수사에 비판이 일었고, 한국에서 가장 큰 시민단체가 검찰을 위법으로 제소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세는 70페이지가 넘는 공소장에도 나타난다. 기소된 한상진 기자는 이렇게 회상했다. “범죄와 관련있는 내용만 써야 하는 기소장에, 내 사건이 아니라 야당 대표던 이재명 대통령 관련 내용 투성이였다. 거기다 관련도 없는 다른 언론사 보도도 적혀 있었다”

재판부는 검찰에 공소장을 수정하라고 세 차려 요구했고, 최종적으로 36페이지까지 줄였다. “기소 목적이 진실 추구가 아니라 정권에 비판적인 뉴스타파를 죽이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라고 한 기자는 추측했다. 

제도를 바꿔 언론 산업을 재편하려 한 이명박 정권 이후로 박근혜 정권을 포함해 언론 탄압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윤 정권은 더욱 직접적이고 폭력적이다. 비판적인 보도기관에 재갈을 물리고 검찰을 직접 동원해 수사한다”라고 김 감독이 소회를 밝혔다. 

진실은 저 아래에

뉴스타파는 자신들을 향한 수사를 적시에 보도해왔다. 기자들의 저항에 시민들의 지지가 늘었고, 4만 명이던 후원자가 1.5배 늘었다. 시민단체 등은 뉴스타파를 지지하는 성명을 내고, 집회에서 검찰을 규탄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사는 달랐다. “보수적인 주류 언론사는 검찰 편에 서서 탄압이 문제 없는 것처럼 보도했다. 민주주의를 말하며 진보적인 척을 하던 언론인도 우리를 공격하는 것을 보며 통감했다” 고 한상진 기자가 말했다. 

오히려 힘이 된 것은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독립매체였다. 지난 여름 기소된 봉지욱 기자는 김건희가 뇌물로 고급 가방을 받았다는 보도를 떠올렸다. 2023년 11월 한 독립매체가 유튜브로 보도했지만 신문과 TV매체는 이를 묵살했다. 그러나 야당이 이 건을 언급하자 일제히 보도하기 시작했다. 

봉 기자는 “이재명 정권으로 바뀌면서, 이제 김건희 씨는 구속됐다. 최초 보도된 가방보다 더 고가의 백이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받고, 거액의 세금을 횡령한 혐의까지 나왔다. 언론은 탐사보도로 저 아래에 퍼져있는 진실을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압에 대해서도, 언론이 문제의 본질을 추적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언론이 정부 발표만 받아쓰는 것은 사명을 방조하는 것이다”

일본에도 경종을 울리다

김 감독과 한 기자 재판은 10회를 넘었고, 봉 기자 재판은 이제 시작된다. 윤 정권이 무너진 지금, “이 재판을 왜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한 기자가 실소했다. 봉 기자는 “윤 씨가 검찰과 정부기관을 동원했는지 여부를 반드시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탄압 와중에 스스로를 지탱하게 한 것은 “저널리스트는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었다고 말했다. 

보수 언론사가 권력에 편승한 한국에 비추어, 일본에서는 언론의 비판정신 결핍이 지적받는 한편 “사실만 보도하면 된다” ”비판만 하지 마라” 라는 소리도 나온다. 김용진진 감독은 이에 경종을 울린다. “저널리스트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사명은 권력을 비판적으로 감시하는 것이다. 한국도 일본도 저널리스트가 책무를 잃은 게 아닌가. 우리 경험을 통해 이를 회복하기를 바란다”

영화에서는 김 감독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장면이 나온다. “원래 여기에 서야 할 사람이 누굽니까?” 김 감독은 기자들에게 물음을 던지며 연대를 호소한다. 

“우리 한국 저널리즘이 시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기자는 권력자가 주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써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두 같은 기자다. 오늘부터 함께 협력해나가자”

번역/정리: 조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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