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N] 일본 언론인이 본 한국 탄핵집회 <탄핵 가결의 날을 걷다>

<탄핵 가결의 날을 걷다>우리는 언제나 여기에 있었다

일본 비영리 매체 <생활뉴스커먼즈>는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 KINN이 교류하는 첫 해외 언론사입니다. 이 매체 소속 기자인 오카모토 유카 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하루 앞둔 2024년 12월 13일, 서울에 왔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이 혼란에 빠지고,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오카모토 기자는 100만, 200만 규모의 시민이 윤 대통령 탄핵과 체포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온 이유는 무엇인지, 왜 20~30대 여성 참여도가 높았는지 등 한국 상황을 정확히 전하는 일본 매체는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정권이 바뀌면 일본에는 마이너스’라며 윤석열 정권을 칭송하고, 차기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하하는 방송 일색이었다고 했습니다. 

‘언론이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면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자’는 생각으로 한국에 온 오카모토 기자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집회 무대에 오른 예술인과 당시 <뉴스타파> 대표이던 김용진 기자 등과 인터뷰를 해 보도했습니다

오카모토 기자는 이 기사를 재편집해 <탄핵 가결의 날을 걷다>라는 제목의 핸디북을 최근 일본에서 출간했습니다.

도서 <탄핵 가결의 날을 걷다> 앞,뒤표지 (출처: 생활뉴스커먼즈)

목차

  • 시작하며 
  • 서울, 탄핵 가결의 날을 걷다: 소중하게 간직한, 가장 밝은 빛을 들고 모인 여성들
  • 이랑 인터뷰 “우리는 언제나 여기에 있었다. 보이지 않았을 뿐”
  • 언론탄압에 맞서다 1. 독립 미디어 뉴스타파
  • 언론탄압에 맞서다 2. 미디어를 감시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
  • 한국의 젊은 여성은 왜 시위에 나갔을까: 분노와 페미니즘 

 

도서 본문 중 2024년 12월 10일 뉴스타파 김용진 전 대표 인터뷰를 번역해 소개합니다. 영상 인터뷰는 <생활뉴스커먼즈> 유튜브 채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뉴스타파 김용진 기자(당시 대표)와 오카모토 유카 기자 영상 인터뷰 (출처: 생활뉴스커먼즈)

느닷없는 비상계엄령 선포

12월 3일 밤 계엄령에서 지금까지 경과를 대표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12월 3일 밤에 갑자기, 이제 윤석열 씨라고 불러야 할까요, 윤석열 씨가 티비에 나와 비상계엄령을 발표했습니다. 놀랄 수밖에 없는 비현실적인 사건이었는데, 발표 후 시민들이 곧바로 국회로 달려왔습니다. 야당 의원도 달려와 국회에 들어갔습니다. 계엄령을 해제하기 위한 법안을 내기 위해섭니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더라도 의원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면 해제하도록 정해져있습니다. 

같은 시각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하면, 한국에는 특수임무 부대가 있는데, 그 부대원들이 계엄령 발령 후 헬기로 국회에 왔습니다. 국회에 침투하기 위해서인데, 이후 보도로 정치인 체포를 위한 행위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국회 정면에는 경찰과 군, 시민과 국회의원 간 충돌이랄까, 공방전이 있었습니다. 일본 시청자도 영상으로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들어가려고 여러 공방전을 펼쳤습니다. 결국 190명 의원이 국회본관에 들어갔고 해제안을 가결했습니다. 190명 전원이 반대했습니다. 그 시각이 12월 4일 오전 1시쯤입니다. 

조금 이상한 부분도 있는데, 그때 대통령실에서 특별한 반응이 없었습니다.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약 3시간 후 대통령 발언이 나왔고, 국무회의를 해 해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무회의에 최종 해제안이 넘어가지 않으면 해제할 수 없습니다. 최종적으로는 6시간 후에 무효가 됐습니다. 이 6시간은 정말 긴박했습니다. 

이후 전국민적인 분노가 퍼졌습니다. 이런 정권은 용서할 수 없다는 겁니다. 국민 분노에 야당이 응답해 대통령 탄핵안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12월 7일에 발의했습니다. 

탄핵안 결의를 향해

이 며칠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나온 충암고등학교 선배인 김용현이 국방부장관입니다. 그는 계엄령 중요임무종사자로 체포됐습니다. 또 수사가 진전되는 중,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야당 정치인, 시민활동가, 저널리스트 등이 이번 체포 대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다시 한 번 움직였습니다. 그는 탄핵 찬성 쪽으로 발언하기도 하고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탄핵안 결의 직전에 국민의힘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표명했습니다. 사실상 탄핵안에 반대한다는 것이죠. 한국 법률로 국회의원 300명 중 200명이 찬성하면 결의가 통과되는데, 당일 퇴장한 의원이 있어 국회에 남은 의원이 200명이 안 되는 상태였습니다. 다시 말해 결의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부결 후 8일에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공동성명을 냈습니다. “윤 씨를 조속히 퇴진시킨다. 혼란을 막기 위해 그 사이에는 우리 둘이 공동 운영을 할 방침이다” 

대체 무슨 말이냐고 국민들이 분노했습니다. 운영권 같은 건 당연히 국민이 정하는 겁니다. 최소한 국민의 대변인인 국회에서 정해야 하죠. 이런 일방적인 발언으로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그리고 9일에 제2차 탄핵안 일정이 발표됐습니다. 12월 14일, 탄핵결의를 하기로 정했습니다. 

7일에는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반대든 찬성이든 참여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있었습니다. 14일 결의 때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가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12월 3일, 계엄령 선포 때 어디에 계셨나요?

그때 저는 친구와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SNS를 체크하던 중 계엄령이 나왔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너무 어이없는 뉴스라서 처음에는 페이크뉴스라고 생각해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팀에서 전화가 와 계엄령이 나왔다고 말해 정말 놀랐습니다. 이후 뉴스타파 본부에 팀을 꾸려 대책회의를 했습니다. 이 상태에 계엄군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뉴스를 계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입니다. 그 정도 상황까지는 오지 않아 일단 안심했고, 그후에는 무엇을 해 나갈지 회의를 이어갔습니다. 

12월 9일 출판한 “윤석열 내란: 상설특검으로 가자. 검찰은 손을 떼라”는 약 67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내란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윤 정권은 검찰정권이라고 불립니다. 그가 검찰청장을 맡았다는 배경도 있고, 특히 부인 김건희 씨의 부정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인은 도이치모터스라는 회사 주가를 조작한 혐의가 있습니다. 이 사건을 뉴스타파가 계속 추적해왔습니다. 그 외에 명품백을 뇌물로 받은 혐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딱 한 번 조사했는데, 그마저도 김건희 씨가 지정한 장소에서, 검찰측이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상태로였습니다. 이걸 제대로 된 조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를 포함해 내란 수사를 검찰이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 보도입니다. 

2023년 뉴스타파도 압수수색을 당했죠. 지금까지 윤 정권에서 어떤 언론 탄압이 있었나요?

언론 탄압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뉴스타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2월 10일에도 재판이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뉴스타파가 기소됐습니다. (그 이후) 이번으로 열 번째 재판인데, 하루 종일 재판을 받는 거라 그날은 저희들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태도로 국민을 대하는 대통령에게 명예가 있는가 하는 부분을 포함해,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한 저희로서는 정말로 어처구니없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압수수색은 2023년 9월 14일, 뉴스타파 본부뿐 아니라 기자 2명의 집에 있는 스마트폰 등까지 빼앗기고, 통신기록도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또 출국금지가 1년 정도 이어졌습니다. 저희 뉴스타파 외에 경향신문, JTBC도 압수수색 대상이 됐습니다. 이 형세는 지금도 이어집니다. 

그 배경으로 뉴스타파는 2022년 3월, 대선후보이던 윤 씨의 대검 중수부 시절 수사무마 의혹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보도를 인용 보도한 KBS, MBC, JTBC, YTN 등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처분을 받기도 합니다. 

또 유명한 사건인데, 미국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의장에서, 윤석열 씨가 바이든 씨를 두고 비속어를 쓰는 장면이 있었죠. 이를 MBC가 보도했고, 이 보도를 계기로 MBC를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실은 MBC 기자를 대통령전용기 탑승에서 제외하는 등 유치한 탄압을 했습니다. 또, KBS와 MBC 이사회 등을 탄압해 결국 KBS에는 윤석열 측근이 사장이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윤 정권 초기 단계부터 이어진 언론 탄압이 언론 자유를 막는 계엄령을 선포한 배경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집회 현장 분위기를 어떻게 보셨나요?

3일 밤, 계엄령이 나온 직후부터 시민들이 국회 앞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계엄군에 대항해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맞서 유혈 사태 없이 막아낸 일이 세계적으로 보도됐고, 저도 진심으로 감명받았습니다. 

매일 시위가 일어나는데, 저도 변화를 느낍니다. 젊은이들의 참여가 특히 많았죠. 박근혜 탄핵 때 촛불시위처럼 운동가를 함께 부르고 있습니다. 젋은 사람들이 잎으로 나와 자유롭게 발언하기도 하고, 마치 축제 같은 분위기입니다. 박근혜 탄핵 촛불시위 때는 ‘촛불’이었는데, 지금은 아이돌 콘서트에서 쓰는 야광봉, 응원봉을 든 젊은이들이 K-POP을 부르며 참여합니다. 

이번 탄핵 집회에 20~30대 여성 참여가 많았다고 하는데, 윤 정권의 어떤 부분에 반응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나라든 젊은이의 정치 참여도나 관심이 낮다고 하는데, 이번 현상에 저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저 같은 기성세대가 젊은이를 단편적으로 봐오지 않았나 반성했습니다. 윤 정권이 정의, 공존, 상식 같은 단어를 언급해왔는데, 실제로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 일어난 데 대한 분노도 있겠죠.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은 기후위기 대책이 부족한 데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또 김건희 씨 부정에 대처하는 방식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등이 표출됐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일본 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앞으로 헌재에서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할 텐데 가결되면 제대로 된 미래로 향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일본 시민 여러분도 함께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세요. 정서적 지원을 포함해, 한국 시민들의 활동을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민주주의는 정치인이나 권력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한국도 다시 새롭게 교훈을 얻었습니다.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여러분과도 연대하며 민주주의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번역 및 정리: 조연우(뉴스타파함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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