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N] 일본 <생활뉴스커먼즈> “오가와라 씨는 왜 후쿠시마에 돌아갔나”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 KINN이 교류하는 일본 비영리 독립매체 <생활뉴스커먼즈>의 오카모토 유카(岡本 有佳) 기자는 지난해 10월  일본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중의원 선거 2024,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 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는 시민단체 등에서 연대 투쟁을 하는 오가와라 사키 씨와 원전 사고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해온 요시다 치아 씨입니다. 오가와라 씨가 한국에서 오염수 투기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한국 해녀들과 연대하기 위해 3월 3일 제주를 방문합니다. KINN은 <생활뉴스커먼즈>와 함께 한일 양국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대 운동을 하는 시민 만남을 다룰 예정인데, 이에 앞서 이 매체의 지난해 인터뷰 기사를 번역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오가와라 사키 씨는 왜 후쿠시마에 돌아갔나

후쿠시마현 미하루마치에 사는 오가와라 사키 씨(71세) (출처: 생활뉴스커먼즈)

미하루마치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서쪽으로 4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오가와라 씨는 2013년에 미하루마치에 돌아왔습니다. 후쿠시마에서 태어난 오가와라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로 갔습니다. 이후 요코하마에서 30년 정도 살았습니다. 

그런데 2011년 동일본대지진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전원소실 상태가 되며, 냉각수 주입과 해열이 중단돼 수소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미하루마치 옆에 있는 타무라시 후나비키마치에서 유기농업을 하던 동생 부부는 방사능 오염으로 공동 구매자가 3분의 1까지 감소하면서, 농산물 방사선 측정치를 공표한 야채 직판소와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며 오가와라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친구 중에 후쿠시마는 오염되어 위험하다고 막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동생은 소와 닭을 기르고 있어 피난도 어렵고, 연로한 어머니도 있었습니다. 저는 마침 정년을 앞둔 때였는데, 결심하기까지 1년 정도 걸렸습니다”

오가와라 씨에게는 자신의 피폭 위험성보다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2011년 3월 15일, 동생 가족이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 구입해둔 환경방사선측정기 R-DAN이 엄청난 소리로 울려퍼졌다고 합니다. R-DAN 사무소에 문의하니 망가진 것이 아니냐는 답변이 돌아와, 할 수 없이 콘센트를 빼고 고리야마시로 피난을 갔습니다. 당시 고리야마 쪽이 더 오염됐지만, 그런 정보는 공표되지 않았습니다”

“원전 사고 후 빠르게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과 관련이 있는 나가사키대학 야마시타 교수가 후쿠시마에 들어와 ‘웃는 사람에게 방사능은 오지 않습니다’ 라는 등 방사능 오염을 과소평가해 후쿠시마 현민을 바보로 만드는 강연을 했습니다. 동생도 그렇게 대단한 상황은 아니겠거니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체르노빌 사고 당시 ‘에토스 운동’을 추천한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후쿠시마에 들어왔습니다. 에토스 운동이란, 주민 스스로가 오염 제거, 방사능 측정을 하면서 오염된 땅에서 살아갈 것을 권장하는 운동입니다. 후쿠시마 에토스는 곧 만들어졌고, 반원전 측으로부터 비판받았습니다. 오염지로부터 멀어져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죠. 저는 에토스를 비판해왔는데, 후쿠시마에 돌아가면 외부에서는 똑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무엇이 다를까 생각했습니다. 

에토스는 도쿄전력이나 국가를 비판하지 않는데, 나는 원전 사고 책임을 도쿄전력과 국가에 묻는 운동을 후쿠시마 사람들과 함께 한다. 이렇게 나름대로 정리하고 후쿠시마에 돌아갔습니다”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비등수형 원자로’ 최초 재가동 눈앞에!

오나가와 원전 재가동이 눈앞으로 다가온 지금, 오가와라 씨는 2023년 5월, 기시다 정권이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탈탄소전원법’ 을 성립시킨 과정을 떠올리며 분노했습니다. GX전원법은 가동 60년이 넘은 원전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원전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국민 이해 촉진과 사업 환경 정비를 ‘국가의 책무’라 하고 있습니다. 

“2022년, 정부는 홋카이도, 간토, 도호쿠, 추부, 규슈, 시코쿠 등 10 블록에 국민 의견을 듣는 장소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후쿠시마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야 마땅한데, 후쿠시마에서는 개최하지 않아 우리는 센다이까지 찾아가서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그러나 자원에너지청 직원은 그 자리에서 ‘여러분 의견은 정책에 반영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두 분노했습니다.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는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이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들었다’고 답변했는데, 후쿠시마를 우습게 보지 말란 말입니다. 후쿠시마현 지사도 정부 말만 따르고 현민 목소리는 대변하지 않습니다. 

일단 원전 사고가 일어나면 방사능 오염 피해는 한없이 이어집니다. 그것을 교훈으로 삼지 않으면서 원전 재가동을 해서는 안됩니다.”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도 심각

후쿠시마와 동형 원전 재가동 문제에 더해, 2023년 8월 24일 시작한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도 심각한 문제라고 오가와라 씨가 말했습니다. 

“오염수 해양 방출에 관한 비용은 당초 34억 엔이었는데, 해저터널 굴착 비용과 악성 루머 피해 대책을 합해 1200억 엔 이상, 방출 강행 후 중국 등에 해산물 수출 피해 보상을 더하면 현실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강행한 것은, 방대한 삼중수소를 방출하는 아오모리현 재처리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재처리 공장이 가동될 경우,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출할 1년치 삼중수소를 하루에 방출한다고 합니다. 실패 연속의 재처리 공장이지만 핵연료 사이클을 위해 가동 가능성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겠죠”

이를 위해 미디어를 장악해 ‘처리수는 안전’하다는 캠페인을 하고 어린이 교육에도 개입했다고 오기와라 씨가 지적했습니다.  

“‘삼중수소는 문제없다’ ‘처리수는 안전’ ‘오염수라고 부르지 마라’ 라는 정부와 미디어가 한 몸이 된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진행되고, 비판하면 가짜뉴스 유포자로 낙인찍히는 중에 오염수 방출이 개시됐습니다. 

후쿠시마에는 현 행정부와 지역 미디어가 한 몸이 되어, 전통(전략 PR 전문 회사)의 지도 아래 가짜뉴스 타파 PR로 ‘후쿠시마 먹거리는 맛있다’, ‘아름다운 풍경’ 등 긍정적인 단어를 쓰며, ‘방사능’ ‘오염’ 등 부정적인 단어는 사용하지 말라는 보도지침을 내렸습니다. 

2021년 4월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출을 결정한 후에, 후쿠시마현은 ‘모든 미디어를 통한 어업 매력 발신 업무’라는 지역 미디어 8개 사의 프로젝트를 조직해 신문 광고나 티비 광고 등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PR을 전개했습니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 현내외에서 많은 비판이 있는 문부과학성 발행 ‘방사선 부교재’ 사용에 더해, 후쿠시마현은 JAEA(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 주도로 만든 ‘후쿠시마현 환경창조센터 교류동’을 전 초등생에게 견학시키고, ‘방사능을 무서워하지 않게 하는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2021년 말에는 복구청이 교육위원회에 연락도 없이 전국 학교에 ‘처리수를 바다에 흘려도 괜찮다’라는 내용의 학생 대상 전단지를 직접 발송했습니다. 경제처는 여러 고등학교에 ‘오염수 방출은 안전’하다는 방문 수업을 했습니다. 

“후쿠시마에서는 광고 대행사 기획으로 각 시정촌 교육위원회에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사용한 초중학교 대상 ‘방문 식사 교육 수업’을 제안했는데, 응모는 제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로 휴게소에서 요리 연구가와 콜라보한 기획으로 ‘부모와 자식이 함께하는 요리 교실’을 열었습니다. 

오염수 해양 방출 방침 결정 후, 2022년에 나라에서 ‘가짜뉴스 피해 대책’으로 제일 먼저 창설한 300억 엔 기금 중에는, 해산물을 학교 급식에 사용하자는 항목이 있습니다. 해양 방출로 판매량이 떨어지면 학교 급식에 사용하면 된다는 속셈이죠”

그럼에도 연대해서, 싸운다

이런 상황에서 오가와라 씨는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 시민회의’,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는 운동연락회’를 만들어 학습회와 집회, 경제처 및 도쿄전력과의 교섭을 개최했습니다. 2023년 9월에는 후쿠시마 지방 재판소에 ALPS처리오염수 해양 방출 금지, 국가 허가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했습니다. 

“앞으로 30년 이상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고 싶다”고 오가와라 씨는 호소합니다. 

오가와라 씨는 원전사고 피해자집단 연락회 사무처장이기도 합니다. 이 단체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대해 국가와 도쿄전력의 사죄, 손해배상, 생활과 생업 복구, 사고 책임 명확화를 요구하며 2015년 5월에 설립했습니다. 소송 등을 한 피해자 단체가 결성한 전국 조직입니다. 전국에서 약 30건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됐고, 현재 24건이 진행 중입니다. 

미래의 후쿠시마는

오가와라 씨가 걱정하는 것은 ‘후쿠시마 이노베이션 코스트 구상’이라는 국가 프로젝트입니다. 

“이른바 참사편승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교육, 연구를 빙자해 사람을 모읍니다. 이를 이용해 오염된 토지에 이주도 추진합니다. 이주자 지원이 크기 때문에 싱글맘 등 경제적으로 곤란한 사람이 늘어나는 동시 어린아이도 들어오는데, 부모에게 방사능 오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는지 걱정입니다”

요시다 치아 씨(47세) (출처: 생활뉴스커먼즈)

10년 이상 후쿠시마와 도쿄를 왕복하며 피해자, 피난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하고, 취재하고, 지원해온 요시다 치아 씨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애초에 재가동 요건에 피난 계획이 없는 것이 문제

입헌민주당은 공약 두 번째에 ‘실효성 있는 피난 계획 수립, 지역 합의 없는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요시다 씨는 ‘애초에 재가동 요건 중에 피난 계획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3년 전 약 1년에 걸쳐 원전이 있는 전국 자치단체를 돌며 계획대로 피난이 가능한지를 실제로 답사하며 르포를 쓴 적이 있습니다. 원전 피난의 본질은 피폭을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피폭은 피할 수 없다고 가정하는 계획뿐이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는 방사성 세슘137이 약 1만 테라베크렐 방출됐는데, 그 100분의 1 방출을 전제로 피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것이 정말로 지역 주민을 지키는 피난 계획일까요. 

예를 들어, 미국 뉴욕주 쇼어햄 원전은 1972년에 설립을 시작했는데, 주민이 납득할 수 있는 피난 계획을 세우지 않아 1989년 폐로됐습니다. 일본에서는 노토반도 지진으로 밝혀졌듯, 주민 피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재가동하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피난민, 피해자 케어 없는 자공정권 정책

요시다 씨는 현재 자공(자민당 공명당)정권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각 지역 피난 계획은 ‘원자력 피해 대책 지침’을 기준으로 지역 방재 계획, 피난 계획을 세웁니다. 이 지침 자체가 불충분합니다. 노토반도 지진 후 이 지침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실제로 원자력 규제 위원회는 문제를 축소화해 논의했습니다.

또한 ‘지민당과 공명당이 매년 제출하는 ‘동일본대지진 복구 가속화를 위한 제언’은 한때 조금은 기록되었던 피해자 피난민 케어는 거의 없어지고 지금은 폐로나 신생업 창출을 중점으로 ‘후쿠시마 이노베이션 코스트 구성’ 등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매년 사라지는 피해 키워드가 있는데, ‘피해’라는 단어가 반드시 ‘가짜뉴스’와 세트로만 사용되고, ‘자주피난’이라는 단어가 빠른 단계로 사라지는 등 방향성이 있습니다. 

이런 정치 형국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면 공격받는 답답한 상황에서, 물러서지 않고 법적 싸움을 하거나 본심을 숨기고 살아가는 등 모두 각자의 고통을 안고 있습니다”

“‘지역합의’라고는 하는데, 예를 들어 피난자 의향 조사서도 대부분 거의 남성 세대주 앞으로 옵니다. 그 지역합의에서 여성이나 아이들 목소리는 누가 어디서 들어주나요? 어째서 큰 재해나 원전 사고로 약자의 위치에 선 사람, 여성, 아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겁니까?”

최근, 원전 신증설을 위한 건설비를 전기요금에 포함하는 제도를 경제산업성이 도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요시다 씨가 말합니다.

“어쨌든, 원전 사고가 없었던 것처럼 말한다고 느낍니다. 원전 그 자체나 원전 사고에 대해, 피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피해자, 피난민 목소리를 먼저 정성껏 들어주기를 바랍니다. 

정치는 ‘당장의 밥벌이’가 아니라 차세대, 젋은이에게 걱정없이 살아갈 사회를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를 중심으로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어른으로서 그렇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면목이 없습니다.” 

번역, 정리: 조연우(뉴스타파함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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