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연애

‘연애 다큐’가 될지 몰랐다
‘몇 년간 산을 오르내리면서 명상만 하던 친구 우석을 찍으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 이 물음이 다큐멘터리의 시작이었다. 나의 권유로 우석은 활동지원사 일을 시작했고, 그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기로 했다. 그런데 얼마 안가 우석은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일로 오고가며 인사하던 중증장애인 소윤과 사귀기로 한 것이다.

이 다큐의 주인공인 우석(왼쪽)과 소윤

보통의 연애

카메라로 기록된 둘은 모습은 여느 연인들과 비슷하다. 밤에는 통화를 하고, 낮에는 놀이동산으로 데이트를 가며,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 다른 점도 많다. 애인이 화장실을 데려다줘야 하고, 요리와 식사 등 돌봄 노동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넘어 두 사람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사랑은 오래 갈 수 있을까?

소윤이 우석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있다

위기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어느 날, 소윤은 자신이 거주하는 장애인 주택의 관리자로부터 학대를 당한다. 우석은 소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돕지만, 결국 당사자인 소윤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온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침묵을 강요받는 현실 속에서, 소윤은 더는 피해자로 머무르지 않기로 결심한다. 남자친구에게 한글을 배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사건을 마주하며, 스스로 삶을 되찾기 위한 선택을 시작한다. 이 결심 이후 우석과 소윤의 사랑을 다시 시험하는 동시에, 두 사람을 더욱 단단하게 묶는 계기가 된다.

이 다큐의 주인공인 우석(왼쪽)과 소윤이 저녁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

영화는 사랑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한 연인의 사랑을 따라가며, 장애인의 삶을 둘러싼 차별과 폭력, 돌봄의 의미, 나아가  인간의 존엄까지 바라본다. 돌봄과 연애가 혼재되어 있는 연인 사이,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관계에서 두 사람이 끝내 지키려는 것은 무얼까. 영화는 사랑이 사회의 벽 앞에서 부딫치며 어떻게 시험받는지,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관계의 힘을 그린다.

연출오재형
편집오재형
촬영오재형 길소윤
목격자들 프로듀서장광연 한경수 송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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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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